독서: 잠언 21,1-6.10-13 / 복음: 루카 8,19-21
예수님의 참가족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십시오”
“행복하여라, 온전한 길을 걷는 이들,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이들!”(시편119,1)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수도생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화두처럼 붙잡고 있는 물음입니다. 이 물음은 “어떻게 예수님의 참가족으로 살 수 있는가?”로 구체화됩니다. 바로 주님은 당신의 참가족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십니다.
오늘 복음 장면이 미사전례 장면을 상징한다 싶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군중 때문에 예수님을 뵙지 못하자 누가 예수님께 이 사실을 전달했을 때 예수님의 반응 말씀이 예수님의 참가족에 대한 명확한 답을 줍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에워싸고 있는 이들을 둘러보신 후 답변하십니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들이다.”
천하제일의 명품답변입니다. 어제 교황님은 “AI는 인간존엄에 봉사해야 하고, 평화를 강화해야 한다(AI must serve human dignity and strengthen peace)”말씀하셨는데, 하느님의 말씀의 역할도 이와 같아야함을 배웁니다.
장소가 예수님의 참가족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에 살든 예수님 중심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바로 예수님의 참가족이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예수님 중심의 범 인류가족이 형성됩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참 가족이 되는 방법은 참으로 단순명쾌합니다.
바로 이의 모범이 예수님이자 마리아 성모님입니다. 세상 그 누구보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삶에, 아버지의 뜻을 이루고자 전력투구한 분이 바로 예수님을 찾은 성모 마리아요 오늘 복음의 예수님입니다. 이 모자분은 시종여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데 한 생애를 온전히 바친 분들입니다. 예전의 시와 어제 쓴 시가 주님의 현존을 상징하는 듯 위안과 평화, 기쁨을 느꼈습니다.
“봄에는 꽃다지 노란색 희망으로
배밭을 물들이더니
가을엔 여귀꽃 붉은색 평화로
배밭을 물들입니다”<배밭; 1998.9.26.>
28년전 이때쯤의 배밭의 붉은 여귀꽃들을 보며 쓴 시의 장면이 그대로 펼쳐진 배밭이 평화롭기가 그대로 <평화의 주님>의 현존처럼 느껴졌습니다. 집무실앞 예쁜 국화꽃들을 보니 옛 자작 애송시가 떠올랐습니다.
“자리 탓하지 말자
꽃들이 웃었다
그 작고 예쁜 꽃들이 웃었다
집무실앞 낮고 척박한
빛도 들지 않는 가난한 땅
피어난 그 작고 예쁜 꽃들이
나를 보고 웃었다, 기쁨을 선물했다
그 어디든 뿌리내리면
거기가 주님 계신 꽃자리다
자리탓하지 말자”<자리 탓하지 말자;2026.5.28.>
이어 가을산을 바라보며 쓴 시입니다.
“집무실 문 여니
숨통이 확 트이는
한줄기 시원한 가을바람
바람 없는 곳이 지옥이란다
맞네, 바람은 희망,
희망 없는 곳이 바로 지옥이 아니던가
집무실 문 열면
늘 거기 그 자리 푸른 하늘 배경의
생명의 초록빛 가득한 가을산
주님을 바라보듯 바라본다
황홀하고 충만하다, 눈부시지 않아 좋다
묵묵히 바라본다
말하지 않는다
침묵 중에 가만히 머문다
온몸에 퍼지는 행복감
산의 깊이는 어디쯤일까, 헤아릴 길 없다
날마다 보고 배워도 끝이 없구나
마르지 않는 영감의 샘이다
늘 새롭고
놀랍고 좋다
참 좋은 스승 주님 같은 가을 산이다“<가을산을 바라보며; 2026.9.21.>
주님의 현존 같은 불암산, 가을산, 푸른산을 늘 바라볼 수 있음은 정말 천복天福이자 청복靑福입니다. 새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묵상하고, 기도하고, 관상하고, 실천하는> 렉시오 디비나를 선택하여 집중적이고 항구한 훈련으로 이를 습관화 하는 것이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오늘 잠언의 교훈도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할 때 꼭 참고해야 할 말씀들 입니다.
“사람의 길이 제 눈에는 바르게 보여도, 마음을 살피시는 분은 주님이시다.”
“정의와 공정을 실천함이 주님께는 제물보다 낫다.”
“부지런한 이의 계획은 반드시 이익을 남기지만, 조급한 자는 모두 궁핍만 겪는다.”
“속임수 혀로 보화를 장만함은, 죽음을 찾는 자들의 덧없는 환상일뿐이다.”
“빈곤한 이의 울부짖음에 귀를 막는 자는, 자기가 부르짖을 때에도 대답을 얻지 못할 것이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실행함으로 예수님의 참가족으로 만들어 주십니다.
“당신 계명의 길을 걷게 하소서.
저는 이 길을 좋아하나이다.”(시편119,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