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1독서: 다니 7,9-10.13-14 <그분을 시중드는 이가 백만이었다.>

복음: 요한 1,47-51 <너희는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제목: 하늘과 땅을 잇는 은총의 사다리

1. 흩어졌던 축일의 만남

가톨릭 교회에서는 원래 세 대천사의 축일을 각각 다른 날에 지켰습니다. 성 미카엘 대천사는 9월 29일, 성 가브리엘 대천사는 3월 24일, 성 라파엘 대천사는 10월 24일에 기념했습니다. 그러나 1969년 전례 개혁 이후에는 세 대천사를 9월 29일에 함께 모아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날은 하느님을 찬미하고 우리 인간을 돕는 대천사들의 깊은 뜻을 마음에 새기는 날입니다.

2. 천상의 어전과 대천사의 자리

구약성경의 다니엘서는 성 미카엘과 성 가브리엘 대천사의 이름과 역할을 직접 전해 주는 대표적인 말씀입니다. 다니엘 예언서는 “그분을 시중드는 이가 백만이요 그분을 모시고 선 이가 억만이었다.”(다니 7,10)라고 전합니다. 이 말씀은 하느님을 모시고 따르는 대천사들과 천상 군대의 거룩하고 장엄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 자리에는 악의 세력에 맞서 싸우는 미카엘 대천사가 있고, 하느님의 기쁜 뜻을 전하는 가브리엘 대천사가 함께합니다. 그리고 토빗기에 나와 있듯이, 아픈 곳을 낫게 해 주고 길 떠나는 이를 안전하게 지켜 주는 라파엘 대천사도 함께 자리하여 우리를 돌봅니다.

3. 열린 하늘과 겸손의 사다리

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에게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요한 1,5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옛날 야곱이 꿈에 보았던, 하늘과 땅을 이어 주던 사다리를 뜻합니다. 오직 ‘사람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하늘과 땅이 하나로 이어지며, 그리스도께서 바로 그 참된 다리가 되어 주십니다. 대천사 축일에 이 복음 말씀을 읽는 것은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를 비롯한 모든 천사들이 그리스도를 모시고 하느님의 구원을 위해 끊임없이 일하고 있음을 깊이 묵상하기 위해서입니다. 성 베네딕도 규칙에서도 천사들이 오르내리던 이 사다리를 우리가 이 세상 살아가며 쌓아야 할 ‘겸손의 사다리’로 가르쳐 줍니다. 교만한 마음은 아래로 떨어지게 하지만 겸손한 마음은 하늘로 이끌어 주며, 마침내 마음이 겸손해질 때 우리는 열린 하늘을 보게 됩니다. 우리도 일상 안에서 겸손의 사다리를 한 걸음씩 오르며 주님의 자비와 은총을 구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