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독서: 코헬 1,2-11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란 없다.>
복음: 루카 9,7-9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는데,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제목: 이 사람은 누구인가?
1. 태양 아래 헛된 수고
매일 아침 해는 어김없이 뜨고 강물은 쉼 없이 바다로 흘러갑니다. 하지만 바다는 결코 넘치는 법이 없습니다. 성경은 선언합니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코헬 1,2) 여기서 허무라는 말은 아침 안개나 입김처럼 손에 쥘 수 없는 허망함을 뜻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애를 쓰고 발버둥 쳐도, 내 힘만으로는 세상만사와 인생의 참뜻을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을 보아도 눈은 다 만족하지 못하고, 아무리 떠들어도 마음을 다 채우지 못합니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란 없다.”(코헬 1,9)는 말씀은 인생을 포기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내 힘으로 움켜쥐려던 욕심을 내려놓고, 영원하신 하느님을 바라보라는 초대입니다. 세상의 헛됨을 알아야 비로소 하느님의 은총과 영원한 생명을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2. 권력의 불안과 물음
세상 욕심이 얼마나 덧없는지는 힘과 돈을 다 쥔 높은 사람들을 보아도 잘 드러납니다. 갈릴래아의 권력자였던 헤로데 영주는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세례자 요한의 목을 베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소문을 듣자마자 몹시 당황하며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세상 권세와 재물은 참 평화를 주지 못하고, 오히려 죄책감과 불안만 키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헤로데는 묻습니다.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는데,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루카 9,9) 이 물음은 복음의 핵심입니다. 코헬렛은 세상에 새로운 것이 없다고 했지만, 바로 이 물음의 주인공이신 예수님이야말로 헛된 세상의 굴레를 깨뜨려 주시는 참으로 새로운 분이십니다. 하지만 헤로데는 죄를 뉘우치지도 믿지도 않은 채, 그저 구경꾼처럼 호기심으로 예수님을 보려 했을 뿐입니다. 그런 얄팍한 호기심으로는 구원의 신비에 닿을 수 없습니다.
3. 삶으로 드리는 신앙 고백
헤로데의 이 물음은 훗날 베드로의 신앙 고백과 타보르 산의 거룩한 변모로 이어지며,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분명하게 보여 줍니다. “이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이 질문은 옛날 헤로데 왕에게만 향한 것이 아닙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 각자의 가슴에도 똑같이 던져지는 질문입니다. 우리는 남들의 말이나 막연한 호기심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헛된 욕심과 세상 걱정을 내려놓고, 기도와 침묵 속에서 예수님을 만나야 합니다. 그리하여 “주님은 저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당당하게 고백하며, 참된 주님의 제자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