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9,1-12.14-16 루카9,57-62
‘주님의 종’다운, ‘주님의 이름’에 걸 맞는 제자다운 삶
“가장 작은 사람이 가장 큰 사람이다”
“내 걸음은 꿋꿋이 당신 길만 따르옵기,
두 다리는 비틀거림이 없나이다.”(시편17,5)
오늘 옛 현자의 말씀도 주님의 제자다운 삶에 좋은 도움이 됩니다.
“고개를 돌려 내가 지나온 길을 확인하면 걷는 자세가 곧아진다.”<다산>
“행했는데도 얻지 못했다면 스스로를 돌아보며 원인을 살펴라. 자신이 바르면 천하가 자기에게 돌아온다.”<맹자>
천하 대신 하느님을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평생 화두처럼 마음에 담고 살아야할 오늘의 복음입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
바로 이런 이들이야 말로 주님을 닮아 내적으로 자유롭고 부요하고 행복한 주님의 진짜 종이자 제자들입니다. 바로 어린이가 상징하는 바, 가장 작은 사람이며 전적으로 하느님께 희망을 둔, 하느님께 의탁한 가난한 제자들입니다.
이런 이들은 결코 인색하지 않으며 진짜 순수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입니다. 주님이 원하는 바 바로 가장 작은 사람이자 가장 큰 사람으로 사는 역설적 삶이요, 우리 믿는 이들 삶의 궁극목표입니다. 바로 이의 모범이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을 닮아갈수록 역설적으로 가장 작은 사람이자 동시에 가장 큰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두 분을 소개합니다. 이 두 분 뿐 아니라 세상 곳곳에는 이런 역설적 삶을 사는 의인들이 많을 것입니다. 두 분 다 청담동에 살지만 참으로 내적으로 가난하고 겸손한, 그리고 지혜로운 분들입니다. 주님의 종다운 삶이요 주님의 이름에 걸맞는 삶입니다. 한 분은 늘 거기 그 자리에서 30년 이상 한결같이 소박하게 치과 의원 일에 전념하고 있는 분입니다. 저나 이분이나 똑같이 주님이 주신 <휴가인생>을 살아갑니다. 얼마 전 써놓고 위로 받은 시가 생각납니다.
“하늘 보면 마음은
훨훨 날아 흰 구름 된다
바다를 바라보듯 하늘을 본다
흰 구름 둥둥
하늘은 바다 흰 구름은 섬
구름섬 안에
자주 머물러 지내는
참 멋진 휴가 아무도 모를 거다”<참 멋진 휴가;2026.9.26.>
산책할 때 마다 구름섬 안에 머물러 잠시 보내는 멋진 휴가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또 한분 역시 청담동에서 남편과 함께 20년 이상을 꽃가게를 하며 잔잔한 미소에 꽃 속에서 살아가는 꽃 같은 분입니다. 누구보다 남편의 신뢰와 존경을 한 몸에 받고 한결같이 소박하게 살아가는 분으로 누구를 찾아가지 않고 오히려 많은 분들이 <속이 꽉 찬> 이 자매를 찾는 다는, 과분한 아내에 늘 감동하고 고마워하는 남편의 칭송입니다.
치과의사와 꽃가게 하는 두 분 다 가장 작은 사람이자 동시에 가장 큰 사람의 역설의 진리를 사는 그대로 예수님을 닮아가는 의인들입니다. 두 분 다 솔선수범하고 누구 앞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자연스럽고 자유로우며 의연하고 겸손한 분이기에 빈부에 관계없이 모두의 사랑을 받는 분들입니다.
오늘부터 제1독서는 욥기의 시작입니다. 앞서의 코헬렛처럼 욥기도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줍니다. 욥에게서 우리는 주님의 진짜 종을 만납니다. 욥에 대한 하느님의 절대적 신뢰와 자부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사탄에게 자랑합니다.
“너는 나의 종 욥을 눈여겨보았느냐? 그와 같이 흠 없고 올곧으며 하느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하는 사람은 땅 위에 다시 없다.”
사탄의 시샘으로 하느님의 허락으로 욥의 1차 시련이 시작되니 그 비극적 결과가 참으로 처절합니다. 모두가 불시의 재앙으로 죽고 욥만 혼자 남았을 때 욥의 고백이 감동 그 자체입니다.
“알몸으로 어머니 배에서 나온 이 몸, 알몸으로 그리 돌아가리라.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받으소서.“
나보다도 <주님의 이름>이 우선입니다. 욥의 신앙의 절정이자 극치입니다. 정말 주님의 이름에 부끄럼 없이 살았던 주님의 진짜 종 욥임을 입증합니다. 가장 불행한 작은 욥이 가장 큰 신앙의 거인이, 주님의 진짜 종이 된 것입니다. 흡사 고난당하시는 예수님의 예표처럼 느껴지는 의인 욥입니다.
다시 오늘 복음으로 돌아갑니다. 문제의 발단은 제자들 가운데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인해 발생한 논쟁입니다. 주님은 다음 한 말씀으로 논쟁을 화끈히, 말끔이 정리하십니다. 주님은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 곁에 세우신 다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이 어린이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
어린이 같은 작고 초라한 이를 무시하지 않고 주님의 이름으로 정성스레 받아들이는 이들이 진짜 주님의 종이요 주님의 제자요, 주님의 이름에 걸 맞는 사람입니다. 어린이가 상징하는 바 인간 모두입니다. 깊이 들여다보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가난하고 초라하고 약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진짜 작은 듯하지만 가장 큰 주님의 진짜 종이자 제자입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세례 받은 우리들이기에 가장 작은 사람이자 동시에 가장 큰 사람으로 살아야 할 힘도 있으며 책임도 있음을 봅니다. 여기에 하나 추가할 바 관대한 마음의 포용력입니다. 스승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이들에 대한 주님의 처방이 바로 주님의 종이자 제자다운 삶에 좋은 가르침이 됩니다.
“막지 마라.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종파를 불문하고 선의善意의 모든 사람들이 하는 일들은 인류의 스승, 예수님의 이름으로 행하는 것들이니 모두 관대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함을 배웁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주님을 닮아 관대한 마음을 지닌 주님의 종이자 제자로 살게 하십니다.
“당신 눈동자처럼 나를 지켜주시고
당신 날개 그늘 아래 이 몸을 숨겨 주소서.”(시편17,8).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