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 7,9-10.13-14 요한 1,47-51
주님과 만남의 여정
“참 나의 발견”
오늘은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입니다. 오늘 입당송도 은혜롭습니다.
“주님을 찬미하여라, 주님의 모든 천사들아,
그분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분 말씀을 따르는 힘센 용사들아.”(시편103,20)
새삼 천사의 주 역할은 다니엘서에서 보는 바 같이 주님 찬미에 있음을 봅니다. 주님 찬미와 더불어 주님을 섬기는 일에 전념하니 사랑의 찬미와 섬김의 삶을 살아가는 수도자나 신자들은 그대로 또 하나의 천사 같은 존재들임을 깨닫게 됩니다.
바로 이의 좋은 모범이 오늘 영명축일을 맞이하는 김일영 가브리엘 신부입니다. 신부님은 안식년을 맞이하여 요셉 수도원에 거의 10개월 정도 <가브리엘 천사처럼> 머물며 충실히 <찬미와 섬김의 삶>을 살다가 내일 떠납니다.
교회는 천사들의 존재를 신앙교리로 선언했습니다. 다만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외에 다른 천사 이름은 금하고 있습니다. 세 대 천사의 이름 뜻도 은혜롭습니다. 미카엘은 ‘누가 하느님과 같으랴’, 가브리엘은 ‘하느님의 사람, 하느님의 능력’, 라파엘은 ‘하느님의 치유’로 그 영역이 분명합니다. 천사들 역시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한량없는 사랑의 표현입니다. 천사신심 역시 우리 교회의 영성을 풍요롭게 합니다. 오늘 본기도가 천사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잘 요약하고 있습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천사와 인간의 임무를 오묘히 나누어 맡기셨으니, 하늘에서 하느님을 섬기는 천사들이, 이 땅에서 저희 삶을 보살피게 하소서,”
오늘 복음은 나타나엘과 예수님의 놀라운 만남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결코 우연한 만남이 아닌 때가 무르익었을 때 섭리 은총의 만남임을 깨닫습니다. 마침 오래전 <난蘭에게서 사랑을 배운다>라는 자작시가 생각났습니다.
“세상에 쉽게 피어나는 꽃은 없다
한 송이 한 송이 정성 다해 피어난다
꽃 피어내듯 사랑해야 한다
조심조심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건 소심이 아니라 섬세한 배려의 사랑이다
한 송이 한 송이 꽃 피어내기 위해 얼마나 오래 기다렸나
얼마나 정성을 다했나
소리없이 조용히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사랑은 말이 아니다
값싼 사랑은 없다
꽃이 말하는가, 저절로 때 되면 꽃으로 드러내는 사랑 아닌가
그런 사랑 난 향기처럼 깊고 그윽할 수뿐이 없다
단아한 기품에 늘 청초하다
사랑은 그리 가볍게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기 전 침묵의 인내 중에 뿌리 되어 기다리며 사는 것부터 배울 일이다
자 이제부터 사랑 공부 다시 시작이다”<1999.8.11.>
27년 여기에서 51세 때 시지만 지금 읽어도 새롭습니다. 오늘 복음의 나타나엘이 예수님과의 운명적인 <꽃같은 만남>에 떠오른 시입니다. 참으로 무르익어 때가 됐을 때 꽃처럼 활짝 피어난 두 분간의 은혜로운 만남입니다. 첫눈에 나타나엘에 반한. 그의 진면목을 알아본 주님의 환호입니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세상에 이런 찬사보다 더 좋은 찬사는 없을 것입니다. 나타나엘의 내공이 얼마나 깊었는지 그대로 참사람의 원형을 보여줍니다. 자기의 진면목을 알려준 주님께 감격에 벅찬 나타나엘의 고백입니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예수님의 진면목을 알아 본 나타나엘의 고백입니다. <참사람과 참사람의 만남>입니다. 결코 우연한 만남 아닌 나타나엘의 운명을 바꾼 섭리 은총의 만남입니다. 바로 이런 주님과 만남의 여정을 살아가면서 점차 나의 참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타나엘의 고백을 통해 자신의 신원을 확인한 예수님은 나타나엘에게 큰 축복을 예고합니다. 오늘 복음의 절정이자 핵심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하늘과 땅, 하느님과 인간의 층계 역할을, 다리 역할을 하는 천사중의 천사, 대천사가 바로 사람이 아들 예수님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은 예수님을 통해 내려오시고 우리들은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께로 가니 예수님이야 말로 진짜<대천사>에 <은총의 통로>이자 <천상계단>이요 <하늘길>임을 깨닫습니다. 이어 다니엘서가 <사람의 아들> 예수님에 관한 놀라운 신비를 알려줍니다.
“그에게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져,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 언어가 다른 모든 시람들이 그를 섬기게 되었다. 그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서 사라지지 않고,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
그대로 하느님의 원대한 꿈이, 사람의 아들 파스카의 예수님을 통해, 아드님의 교회를 통해,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서서히 실현됨을 봅니다. 참으로 은혜롭게도 천사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면서, 파스카의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께 치유와 더불어 필요한 모든 은총을 받는 우리들입니다.
“내 마음 다하여 주님을 기리오리다.
천사들 앞에서 당신께 노래하오리다.”(시편13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