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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9.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갈라 3,7-14 루카 11,15-26

주님 중심의 삶

“믿음으로”

“당신 기적들 기억하게 하시니.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로우시다.”(시편11,4)

오늘은 5대 국경일중 하나인 한글날입니다. 세종대왕이 1446년 훈민정음 한글을 반포했으니 올해는 한글날 580돌이 되는 날입니다. 오랜만에 읽어보고 노래로 들어보는 최현배 한글학자의 한글날 노래 가사가 참 좋습니다.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나라, 긴역사 오랜전통 지녀온겨레

 거룩한 세종대왕 한글펴시니, 새세상 밝혀주는 해가돌았네

 한글은 우리자랑 문화의터전, 이글로 이나라의 힘을기르자”<1절>

3절까지 이어지는 가사 내용도 참 깊고 풍부하며 후렴 두 말마디, “한글은 우리자랑 민주의 근본, 생활의 무기, 이글로 이나라의 힘을 기르자”도 더욱 공감이 갑니다. 나라가 있어야 온전한 믿음생활도 가능합니다. 주님 사랑과 나라 사랑 증진을 기원하며 <십자가의 예수님과 태극기> 앞에서 바치는 만세칠창중 “대한민국, 한반도 만세!”가 더욱 절실해 지는 요즈음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수도생활 초창기부터 늘 물어 왔던 질문입니다. “하루하루 주님 중심의 <믿음으로> 삽니다.”가 믿는 이들의 정답입니다. 한결같은 믿음의 삶을 소망하며 쓴 오래전 두 편의 자작시도 생각납니다. 강론 쓰기 전 우선 펴보는 옛 자작시집입니다.

“산 바위 나무처럼 말 한마디 없이도 

 서로에게 편안할 수는 없을까

 때로 말 많았음에 긴 강론에 몹시도 부끄러운 적 있었다

 때로 말 한마디 없이 묵묵히 

 믿음으로 꽃피고 열매내는 나무들이 몹시도 부러운 적 있었다

 이제 말없이 글없이 몸과 맘만으로,

 믿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믿음으로; 1998.8.11.>

“주님 당신은

 언제나 내 메마른 가슴 한 복판 

 맑게 흐르는 시냇물입니다

 정다운 사랑 노래 들려주면서

 내 메마른 가슴 생명으로 촉촉이 적셔주며 한결같이 끊임없이 

 믿음으로 맑게 흐르는 주님 당신입니다”<주님 당신은; 1998.8.18.>

28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끊임없이 믿음으로 주님 중심의 삶을 살고 싶은 갈망은 여전합니다. 대부분의 정신질환이나 불행은 주님 중심 부재의 불신의 삶에서 기인합니다. 믿음 부재의 삶보다 위태한 삶도 없습니다. 주님 중심 부재의 좀비같이 <영혼없는, 생긱없는> 헛된 삶이라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닙니다. 늘 강조하는 바 품위 있는 삶의 우선순위는 <1.하느님 믿음, 2.건강, 3.돈>입니다. 하느님 믿음의 삶의 중심에 자리 잡아야 믿음의 온전한 삶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갈라디아서 제1독서에서 강조하는바 역시 아브라함의 믿음입니다.

“형제 여러분, 믿음으로 사는 이들이 바로 아브라함의 자손입니다. 믿음으로 사는 이들은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습니다. 의로운 이는 믿음으로 살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브라함에게 약속된 법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다른 민족들에게 이르러, 우리가 약속된 성령을 믿음으로 받게 되었습니다.”

성령의 참 좋은 선물도 믿음으로 받습니다. 그러니 믿음의 삶은 성령의 인도에 따른 천하무적의 삶이 됩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10월9일은 한글날이자 우리 요셉 수도원의 정 아브라함 신부를 비롯한 <아브라함> 세례명을 지닌 이들이 영명축일이기도 합니다. 정 아브라함의 종신서원 상본 성구도 생각납니다. “아브라함아! 예, 여기 있습니다!” 늘 부르심에 응답할 준비가 되어있는 믿음의 자세가 그대로 드러난 상본의 성구입니다. 시간되시면, 아니 지금 당장 <믿음으로> 성가 480장 4절까지 힘차게 불러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과 베엘제불>과 <되돌아온 악령> 두 부분으로 이뤄졌고 모든 답은 주님 중심의 믿음의 삶에 있음을 봅니다. 예수님이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은 어불성설 무지의 소치입니다. 영리한 마귀들은 절대로 자체적으로 망하는 지름길인 내적 분열은 안합니다. 바로 마귀를 쫓아내는 분은 당신을 통한 하느님이심을 분명히 천명하는 예수님입니다.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참으로 힘센 분이신 주님께서 우리 삶의 중심에 자리 잡을 때 안전합니다. 주님을 섬기는 믿음에는 중립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천하무적이자 하느님 나라의 실현인 자신을 선택할 것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살 것을 촉구하십니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버리는 자다.”

예수님의 말씀이 참 엄중합니다. 과연 나는 주님 편에 있는지 새삼 내 제자리를 확인하게 됩니다. 자연은 진공상태를 싫어하지만 악마는 진공상태를 좋아합니다. 바로 되돌아온 악령의 비유의 가르침입니다. 깨끗이 비어있는 삶의 중심에 주님의 성령이 자리하지 않으면, 우상의 악령들이 자리 잡고 이어 악마들의 놀이터가 됩니다, 다음 말씀이 참 섬찟하게 들립니다.

“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되면, 악령은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라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진다.”

세상적인 것들에 심한 중독 상태를 겪는, 영적 부패의 중병상태인 이들을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배 작업중 배 봉지만 봐선 모릅니다. 배 봉지를 벗겼을 때 잘 익은 크고 둥근 배도 있지만 썩어 물이 질질 흘러 버리는 배들도 믾습니다. 새삼 주님 중심의 믿음으로 시종여일 잘 익어가는 내적 삶인지 뒤돌아보게 합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내면의 어둔 세력을 몰아내시고, 주님 중심의 믿음의 삶, 빛의 삶에 충실하도록 좋은 도움을 줍니다.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주님은 양식을 주시고, 언제나 당신 계약을 기억하시네.”(시편11,5).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