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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2주간 화요일(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연중22주간화요일(피조물보호를위한기도의)

1독서: 1코린 2,10ㄴ-16 <현세적 인간은 하느님의 영에게서 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적인 사람은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복음: 루카 4,31-37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제목: 그리스도의 마음과 창조의 신비

1. 신음하는 피조물과 교회의 부르심

지난 8월 26일, 네팔과 티베트 접경 지역에서 빙하가 무너지며 돌발 홍수가 일어났습니다. 5백 명이 넘는 이들이 목숨을 잃고 수천 명이 실종되었으며, 삶의 터전은 순식간에 진흙더미에 묻혔습니다. 이 비극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빚어낸 기후 위기의 서늘한 경고입니다.

가톨릭교회는 이러한 생태적 비극을 오래전부터 영적이고 도덕적인 위기로 직시해 왔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피조물 보호가 신앙의 본질적 여정임을 천명하셨고,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은 인간 생태와 환경 생태가 분리될 수 없다고 선언하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또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온 피조물이 한 가족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통합 생태론’을 제시하시며, 9월 1일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제정하셨습니다. 교회는 전례를 통해 우리가 바치는 기도가 인간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온 우주와 피조계를 아우르는 거룩한 예배임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2. 영적 식별과 탐욕을 물리치는 기도

세상의 눈으로 보면 자연은 이용하고 착취할 자원에 불과하지만, 신앙인의 눈에는 하느님의 숨결이 깃든 거룩한 선물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에서 이 식별의 은총을 이렇게 전합니다.

“성령께서는 모든 것을, 그리고 하느님의 깊은 비밀까지도 통찰하십니다. … 우리는 세상의 영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오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1코린 2,10.12)

우리는 성령 안에서 주님의 생각과 사랑을 닮아가며, 피조물을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보는 지혜를 얻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영적 시선을 흐리고 착취와 무관심으로 이끄는 악의 유혹 또한 끊임없이 다가옵니다. 루카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는 카파르나움 회당의 더러운 영을 단호하게 꾸짖으십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고 꾸짖으시니, 마귀는 그를 사람들 한가운데에 내동댕이치기는 하였지만,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하고 그에게서 나갔다.” (루카 4,35)

교부 에바그리오 폰티코는 악의 유혹 앞에서 타협하지 말고, 단호하게 꾸짖어야 마음의 고요와 기도의 순수성을 지킬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악을 단칼에 내치신 예수님의 모범은 오늘날 우리 안에 자리한 탐욕과 무관심을 끊어내는 내적 무기가 됩니다. 사막의 교부 압바 포이멘 역시 “솥이 펄펄 끓고 있을 때는 파리가 앉지 못하듯, 열정적인 기도로 마음이 달구어져 있으면 악한 생각이 올라타지 못한다”고 권고했습니다. 교부들이 밤낮으로 “하느님, 어서 저를 구하소서. 주님, 어서 저를 도우소서.”(시편 70,2)라고 기도했듯이, 우리 또한 깨어 기도하며 무분별한 소비와 탐욕의 유혹을 물리쳐야 합니다.

3. 성체성사에서 피어나는 생태적 회개

우리가 말씀을 묵상하고 영적 투쟁을 이어가는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 안에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기 위함입니다. 그리스도의 마음을 지닌다는 것은 그리스도처럼 생각하고 사랑하며, 상처받은 이웃과 고통받는 피조계를 연민 가득한 눈으로 돌보는 삶을 뜻합니다.

우리가 매일 봉헌하는 성체성사는 이러한 변화의 원천입니다. 우리는 성체를 모심으로써 그리스도의 신비체로 온전히 변화됩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가르침처럼, 성체성사는 물질과 온 세상이 하느님의 거룩한 영광 안으로 들어가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시작입니다. 성체에 참례하는 우리는 단순히 개인적 위로를 얻는 데 머물지 않고, 이 세상을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곳으로 가꾸는 사명자로 파견됩니다.

사도 바오로는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1코린 2,16)라고 고백합니다.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이하며, 신음하는 지구와 가난한 이웃들의 고통을 우리 수도 공동체의 아픔으로 끌어안읍시다. 물질과 소비에 젖어 있던 삶을 성찰하고, 성체성사의 은총 안에서 창조 질서를 회복하는 생태적 회개의 길로 용기 있게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