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문제가 단순한 기후 현상이 아니라 이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지난주 수요일, 네팔과 티베트 접경 산악지대에서 빙하가 녹아내려 흙탕물 홍수가 났고 죽거나 실종된 사람들이 5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더 심각한 일은 바로 오늘 더 큰 산사태가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은 이미 오래전에 기정사실로 드러났습니다. 1972년, 전 세계 기상학자들이 스웨덴 스톡홀름에 모여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선언하고 방지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반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도 사람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무심히 살아갑니다. 최근 기상학자들은 2030년에 북극의 빙하가 다 녹아내린다는 예측을 내리며 지구의 파멸을 경고했습니다. 이런 경고가 사람들 귀에는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처럼 들리는 것 같습니다. 과학자들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우리 사이에는 이런 해괴한 논리가 지배적입니다. 혼자만 죽는 것이면 억울할 텐데 어차피 다 같이 죽을 테니 손해 볼 게 없다. 그냥 막 살다가 다 같이 죽자.
우리는 그리스도를 주님이라 고백하는 동시에 하느님을 창조주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세상은 우리 인간의 소유가 아닙니다. 세상 만물은 하느님의 창조물이며 우리에게 잠시 선물로 주어진 것입니다. 지구의 나이는 약 46억 년입니다. 이 시간을 24시간으로 압축하면, 최초의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밤 11시 58분 40초경에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인류 문명은 자정 0.1초 전에야 등장했습니다. 이 찰나의 시간에 인류가 저지른 해악은 이제 걷잡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지구는 여섯 번째 파멸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이 파멸의 원인은 인류가 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현재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 전체에서 유일하게 생명이 깃들어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곳은 지구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이 지구에서 생명을 받고 그것도 인간으로 태어나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 엄청난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쓰고 버리라고 하느님께서 이 고귀한 선물을 우리에게 주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선물을 소중하게 관리하고 보존하여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하는 것이 우리 신앙인들의 임무입니다.
9월은 순교자 성월입니다. 과거에는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고백하여 목숨을 바치는 일을 순교라고 했지만 지금은 생태적 회심을 통하여 친환경적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하느님께 드리는 고귀한 희생 제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2015년 공동의 집인 지구를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반포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의 생태적 회심을 촉구했고 해마다 9월 1일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낼 것을 권고하셨습니다.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시작하는 오늘, 인류의 과도한 탐욕으로 망가진 지구 생태계를 기억하고, 아울러 이 시기만이라도 위기에 처한 지구를 위하여 조그만 일 한 가지씩이라도 실천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