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22주간 수요일(2026년 9월 2일)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은 회당에서 미친 사람을 낫게 하셨고 오늘 복음에서는 열병에 걸린 베드로의 장모와 갖가지 질병을 앓는 이들을 고쳐주십니다. 고대인들은 질병이 몸에 침투한 악령으로 인하여 생겨난다고 믿었기 때문에 예수님의 치유 활동은 구마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치유와 구마는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 선포를 선행하는 상징적인 행위입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은 하느님을 보게 되며, 정갈한 인간의 몸에 성령이 깃드는 법입니다.

개인적으로 건강이라는 개념이 육신상의 문제라기보다 정신적 문제와 더 많이 결부되어 있다고 봅니다. 사실 건강한 사람과 병든 사람의 차이는 육체적 조건이나 병리학적 증상에 있지 않습니다. 멀쩡한 사지를 가지고서도 좀비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온갖 장애와 병고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정신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는 건강하다고 자랑하는 사람보다는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있지도 않은 병을 찾아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도 만납니다. 현실을 회피하거나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 자신이 병자임을 자처하는 아둔한 사람들입니다.

이런 이들에게 오늘 복음에 나오는 베드로의 장모는 좋은 모범이 될 것입니다. 열병을 앓던 베드로의 장모는 치유를 받고 병상에서 일어나자마자 예수님과 그 일행의 시중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애덕의 실천이나 타인을 위한 봉사 능력이 건강을 측정하는 척도가 됩니다. 한마디로 사랑을 줄 수 있으면 건강한 사람이고 그렇지 못하면 아픈 사람입니다. 아무리 아파도 실천할 수 있는 애덕은 있습니다. 사부 성 베네딕도는 몸이 아픈 수도승들에게 권고하기를 양호 담당 수사의 말을 잘 따르는 일도 애덕의 실천이라고 했습니다.

사랑은 만병통치약입니다. 받는 사랑의 약효도 좋지만 주는 사랑의 약효는 더욱 강력합니다. 타인을 위하여 더 많은 사랑을 베풀수록 우리는 더욱 건강해집니다. 받는 사랑에만 익숙해지면 주는 사랑을 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사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아플수록 우리는 더욱 하느님을 찾아야 하며 주님의 십자가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야 합니다. 질병과 고통을 영적 성장의 디딤돌로 삼아야 합니다. 사랑과 섬김의 실천을 통하여 더욱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성령의 이끄심에 몸과 마음을 의탁하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