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일에 하느님께 영광을
친애하는 성 요셉의 배밭 친구 여러분들에게
아침저녁으로 옷깃을 스치는 청량한 바람결이 성큼 다가온 가을을 느끼게 해줍니다. 수도원 후원회 ‘성 요셉의 배발 친구들’이 창립된 후 처음으로 띄우는 계절 편지입니다. 과연 얼마나 많 은 분이 우리의 호소에 응해주실까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섭리 는 놀랍기만 합니다. 이제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우리 수도공동체는 벌써 500명이 넘는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되었습니다. ‘성 요셉의 배밭 친구’가 되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 리며, 앞으로도 이 소중한 인연을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후원회 창립 행사를 준비하다가 발목을 다쳐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미사를 거행했는데, 병원에 서 정밀 진단을 받아보니 인대가 파열되고 발목뼈가 골절된 상태였습니다. 인대 봉합 수술을 받 고 누워 있다가 이제 재활 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사이 수도원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 다. 그중 하나가 지난 8월 15일 축복식을 거행한 복합 환대 공간인 ‘분도마루’입니다. 안내실과 카페, 매장을 겸하는 이곳은 단풍나무 그늘 사이로 배밭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를 갖추고 있어, 수도원을 찾는 분들에게 편안한 쉼터가 되어 줄 것입니다. 분도마루에서는 봄과 가을에 작은 음 악회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올가을에는 단풍놀이와 함께 바이올린•피아노 협주 공연을 준비 중 이며, 내년 봄에는 벚꽃놀이에 맞추어 바로크 앙상블 공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여러분께서 정성껏 보내주시는 후원금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내년부터 는 수도원 바깥에서 들려오는 도움의 손길에도 응답할 수 있게 되었습니 다. 정기 후원자분들 외에도 특별한 지향을 담아 기부 뜻을 전해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대구에서 병원을 운영하시는 한 지인께서는 아프리카 장학기금으로 매년 일정액을 후원하기로 약정해 주셨습니다. 또한 분도 마루 카페의 수익금도 기대 이상으로 모이고 있어, 내년에는 아프리카 의 가난한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9월 말 탄자니아 단다 수도원에서 열리는 상트 오리엔 연합회 장상 회의에 참석할 때, 장학 금을 지원할 적절한 학교를 찾아 우리가 모은 온정을 전하고자 합니다.
배를 언제 수확하느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습니다. 후원회원 여러분과 봄에는 배 열매《기(적과) 울력을, 가을에는 배 추수 울력을 함께하기로 미리 약속을 드린 바 있습니다. 후원회 첫 모임은 10월 10일(토)에 열립 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다시 안내해 드리겠지만, 후원회 월례미사는 특강과 미사, 점심 식사, 그리고 배 수확 울력 순으로 진행될 예정입니 다. 부디 많은 분이 오셔서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풍성한 결실을 함께 거 두는 기쁨을 나누셨으면 좋겠습니다.
공교롭게도 오늘은 저의 두 번째 생일입니다. 오늘까지 18,993일 을 살아왔고 수도자로 9,716일, 사제로 7,015일, 수도원 원장으로 128 일, 그리고 여러분을 알게 된 지는 59일이 됩니다. 앞으로 제게 며칠이 더 허락될지는 알 수 없으나, 남은 날들도 오직 하느님의 자비와 충실하 심에 온전히 의탁하며 하루하루 살아가겠습니다. 월례미사에 오시는 분 들은 그날 반갑게 뵙고, 사정상 오시지 못하는 분들도 좋은 날 환한 얼굴 로 뵙기를 고대합니다.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의 가정에 충만히 내리기를 기도합니다.

2026년 9월 8일
동정 성모 마리아 탄생 축일
불암산 배밭 지기
이사악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