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독서: 욥 1,6-22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받으소서.>

복음: 루카 9,46-50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

제목: 시련과 정화

1. 조건 없는 경외

천상 어전에서 사탄은 하느님께 “욥이 까닭 없이 하느님을 경외하겠습니까?”(욥 1,9)라고 도전합니다. 이 말은 욥기 전체의 중심 내용입니다. 신앙이 복을 바라는 거래인지, 아니면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인지 묻는 것입니다. 여기서 사탄은 악한 존재라기보다 인간의 마음을 시험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루아침에 재산과 자녀를 모두 잃은 욥은 겉옷을 찢고 땅에 엎드려 고백합니다.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받으소서.”(욥 1,21) 수도 영성에서는 이 고백을 시련 속에서 드리는 가장 깊은 기도로 봅니다. 그레고리오 대교황이 『욥기 주해』를 통해 전했듯이, 고난은 내면을 정화하고 인내를 이뤄내는 거룩한 길입니다. 욥은 모든 것을 잃은 상태에서도 하느님 앞에 겸손하게 엎드렸습니다.

2. 가장 작은 이의 길

제자들은 이와는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제자들 사이에서 누가 더 높은지 서열 싸움이 일어납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린이를 세우시고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루카 9,48)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힘없는 어린이와 자신을 같게 보셨습니다. 예수님 스스로 낮아지셨듯이, 자신을 낮추고 가장 작은 사람이 되는 이가 진정으로 위대해집니다.

요한은 자신들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막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막지 마라.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루카 9,50)라고 이르십니다. 욥이 대가를 바라지 않고 순수한 믿음을 지켰듯이, 제자들도 편을 가르는 생각을 버리고 선한 일에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3. 모든 것을 맡김

우리는 세상에서 남보다 높아지려고 애쓰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욥의 침묵과 예수님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한 가지 진실을 알려줍니다. 우리는 아무런 조건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하느님 앞에 서야 합니다. 내 자리를 차지하려는 욕심과 우리끼리만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스스로 가장 작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시련과 고통의 순간마다 하느님의 절대적인 주권을 믿고 살아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