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독서: 이사 5,1-7 <만군의 주님의 포도밭은 이스라엘의 집안이다.>
2독서: 필리 4,6-9 <그대로 실천하십시오. 그러면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
복음: 마태 21,33-43 <주인은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밭을 내줄 것입니다.>
제목: 마음의 포도밭을 가꾸며
1. 참된 포도원
이사야서 5장 1절부터 7절은 하느님께서 베푸신 지극한 사랑과 보살핌에도 그에 응답하지 못한 이스라엘의 과오를 ‘포도원의 노래’라는 예언 시로 전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기름진 산등성이에 좋은 포도나무를 심고 탑을 세우며 온갖 정성을 쏟으셨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공정과 정의라는 참된 열매 대신 들포도를 맺었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큰 경각심을 줍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삶에 베푸신 은총을 당연하게 여기며, 정작 삶의 자리에서 마땅히 맺어야 할 사랑과 정의의 열매를 외면하고 있다면, 우리 역시 그 예언 속 이스라엘 백성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주님의 은총 앞에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을 깊이 반성하고, 과거 이스라엘의 실패를 우리의 반면교사로 삼아 마음을 다잡으며 “주님의 포도밭은 이스라엘 집안이라네”(이사 5,7ㄱㄴ 참조)라는 화답송을 부릅니다. 이 화답송은 단순한 고백을 넘어, 우리만큼은 저 불순종의 길을 걷지 않고 주님의 돌봄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겠다는 간절한 다짐이 됩니다.
2. 악한 소작인
예수님께서는 이사야서의 이 비유를 이어받아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를 통해 구원의 어떻게 완성되는지 보여주십니다. 마태오 복음서 21장 33절부터 43절은 주인의 아들마저 배척하고 포도밭을 독점하려 했던 소작인들의 완악한 죄악을 고발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구약의 예언자들에 이어 당신의 외아들까지 보내셨으나, 인간의 탐욕과 불의는 그 사랑마저 거부했습니다. 이 비유는 단순히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하느님 나라의 은총을 내 멋대로 쓰려 하거나 주님의 뜻을 거스르는 우리의 완고한 모습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결국 소작인들이 심판을 자초한 것처럼, 주인의 뜻을 저버린 이들은 그 은총을 잃게 되고 구원의 결실은 새로운 백성인 교회로 옮겨간다는 엄숙한 구속사적 전환이 선포됩니다. 이 거룩하고 두려운 전환의 의미를 가슴 깊이 새기며, 우리는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아 세웠으니, 가서 열매를 맺어라”라는 복음 환호송을 노래합니다. 이는 과거 이스라엘의 실패와 악한 소작인들의 철저한 과오를 반면교사 삼아, 이제는 세상 속에서 하느님이 기뻐하시는 참된 결실을 맺는 새로운 백성으로 살아가겠다는 굳은 결단입니다.
3. 평화의 열매
필리피서 4장 6절부터 9절은 이스라엘과 소작인들이 맺지 못했던 좋은 열매를 그리스도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삶에서 거두어야 하는지 일러줍니다. 1독서와 복음이 하느님의 포도밭에서 불순종과 탐욕으로 심판을 자초한 이들의 과오를 경고했다면, 2독서 본문은 우리가 마음의 포도밭에서 가꾸어야 할 참됨, 의로움, 정결함, 평화의 덕을 보여줍니다. 사도 바오로가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필리 4,6)라고 권고하듯, 우리는 눈앞의 시련 속에서도 하느님의 선하심을 온전히 신뢰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악한 소작인들처럼 내 욕심으로 주님의 포도밭을 차지하려 들거나, 이스라엘처럼 불의의 들포도를 맺는 어리석음을 버려야 합니다. 대신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참되고 의로우며 정결한 덕을 삶의 구체적인 자리에서 실천할 때, 우리는 비로소 제때에 정성된 소출을 바치는 하느님 나라의 참된 백성이 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한없는 은총과 자비에 깊이 감사하며, 이제 우리의 삶 안에서 이기심을 내려놓고 참된 사랑과 정의의 풍성한 포도를 맺는 거룩한 여정을 살아갑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