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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7. 수요일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갈라 2,1-2.7-14 루카 11,1-4

주님의 기도

“기도가 답이다”

“주님을 찬양하여라, 모든 민족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모든 겨레들아.”(시편117,1)

고해인생을 축제인생으로 만들어 주고, 운명을 바꾸고, 영혼을 살리며 치유와 위로를 주는,  찬미와 찬양의 감사기도와 기쁨을 능가하는 기도는 없습니다. 가을은 명실공히 기도의 계절입니다. 9월 순교자 성월, 10월 묵주기도 성월, 11월 위령성월, 계속 이어지는 전례력이 기도의 계절임을 알려줍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요 아무리 공부해도 기도에는 누구나 영원한 초보자입니다. 옛 현자의 말씀도 기도의 필요성을 일깨웁니다.

“이성의 냉철함과 감성의 따뜻함이 어우러져야 세상을 다스릴 자격이 생긴다.”<다산>

이성理性과 感性의 조화를 이뤄주는 것이 바로 기도를 통한 영성靈性입니다.

“예禮와 악樂은 잠시라도 몸에서 떠날 수 없다. 예와 악으로 다스리면 천하를 다스리는 일이 어렵지 않다.”<예기>

바로 가톨릭교회의 전례영성, 전례기도가 얼마나 소중한 보물같은 유산인지 깨닫습니다.

욕심이 나쁘다 해도, 기도를 잘 하고 싶은, 강론을 잘 하고 싶은 청정욕은 언제나 좋습니다. 참 행복도 기도를 통한 주님과의 만남에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 짧은 자작 고백시도 이런 기도의 열망을 반영합니다.

“다 양보해도 양보할 수 없는

 다 내주어도 내 줄 수 없는 

 시간時間이 있다

 새벽 주님과의 만남 시간

 아침 황홀한 일출日出 시간”<행복; 1997.11.2.>

29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한결같은 요셉 수도원의 아침 황홀한 일출 모습은 정말 장관입니다.

“내 바램 하나

 하루하루 내 마음 

 하늘 되어

 떠오르는 황홀한 사랑 태양

 가슴 가득 안고

 살아가는 것뿐이다”<청정욕; 1998.12.9.>

오늘은 10월 묵주기도 성월의 유래가 된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원래는 <승리의 성모 축일>이었습니다. 1571년 10월7일 바로 오늘은 유럽의 명운이 걸린 오스만 제국과 유럽의 연합군 신성동맹과 그리스 앞바다 레판토에서 대해전이 벌어졌던 날입니다. 이날은 주일이었고 오전부터 오후까지 내내 참 치열한 접전이었고 로마의 베드로 광장에서는 성 비오 5세의 지도하에 전 신자가 혼연일체가 되어 승리를 기원하며 묵주기도를 바쳤고 신성동맹이 승리합니다. 

신성동맹을 주도하여 레판토 해전을 승리로 이끌어 유럽을 구한 것은 성모님의 충실한 종 비오 5세의 공로가 지대합니다. 레판토 해전을 승리로 이끈 다음해 1572년 비오 5세 교황은 선종했으니 그가 얼마나 레판토 해전의 승리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던지 짐작하게 됩니다. 오스만 제국의 술탄 셀림 2세는 솔직히 고백합니다.

“나는 모든 기독교 제왕들의 무력에는 꼼짝도 안 하지만, 다만 저 교황의 기도의 힘은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다.”

기도의 힘은 믿음의 힘이자 바로 하느님의 힘입니다. 그러니 기도의 힘은 천하무적의 힘입니다. 비오 5세는 “오, 주님! 저에게 고통과 인내를 더해 주소서.”라는 말을 남기고 1572년 5월 1일 선종합니다. 이어 1672년 교황 클레메스 10세에 의해 시복되고, 1712년 교황 클레멘스 11세에 의해 시성됩니다. 교황이 하얀색 의복을 입기 시작한 것도 교황 비오 5세 때부터입니다. 기존의 붉은색 의복을 입는 대신에 자신의 하얀색 도미니코회 수도복을 입기를 고집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기도의 계절 10월에는 <천국에 가는 패스포드>라는 묵주를 들고 묵주기도를 끊임없이 바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기도중의 기도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주님의 기도입니다. 하루에도 얼마나 많이 바치는 주님의 기도인지요! 예수님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예수님의 삶을 요약한 기도입니다. 얼마나 본질적 깊이의 가난하고 단순한 삶을 사셨는지 마음에 와 닿는 기도요, 그대로 주님을 닮은 참 신자로 만들어 주는 기도입니다. 마태오 복음보다 짧지만 본질적 요소는 다 갖추고 있는 루카 복음 전문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비단 신자뿐 아니라 인류가족 모두가 바쳐야할 기도입니다. 하느님은 모두의 아버지요 모두는 아버지의 자녀들이자 서로는 형제자매가 됩니다. 참으로 하늘 아버지 중심의 한 가족 사람들임을 명확히 밝혀줍니다. 바로 삶의 중심이자 삶의 의미인 아버지를 망각해 자초한 불행이요 전쟁이요 재앙임이 너무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러니 주님의 기도를 통해 아버지와 사랑과 신뢰의 관계를 깊이 하는 일이, 기도의 훈련을 통한 기도의 습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말마디가 <날마다>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절박한 마음으로 일용할 양식을 청하는 것입니다. 일방적 청원이 아니라 우리의 협조의 노력도 절대적입니다. 일용할 양식을 얻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용서받기위해 용서하는 일에 지치지 말아야하며,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우리의 깨어 있는 경계의 노력도 필수입니다. 

기도와 더불어 필요한 공부의 노력 또한 치열해야 함을 봅니다. 100% 하느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고, 100% 내 손에 달린 듯이 분투의 노력을 다하는 것입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도 있듯이 저절로 은총이 아니라 간절한 노력에 상응하는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진인사대천명의 자세가 늘 전제 되어야함을 봅니다. 주님을 닮아 우리를 단순투명하게, 가난하고 겸손하게 하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오늘 갈라디아서에서 보수주의자 베드로와 혁명적 진보주의자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가 주님의 교회를 중심으로 전통과 정통을 존중하며 절묘한 조화와 균형 중에 일치를 이루는 것도 주님의 기도가 생활화 됐기 때문임을 깨닫습니다. 다양성의 일치와 평화를, 보수와 진보의 일치를 이룰 수 있는 것도 주님의 기도의 은총입니다. 

자주 바치는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예수님파요, 주님의 전사이자 주님의 학인, 주님의 형제다.”라는 고백 또한 주님의 기도의 은총입니다. 평생 공부하고 실천해도 여전히 배우고 공부해야할, 우리 삶을 거울처럼 비춰주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고맙게도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주님의 기도를 잘 살도록 도와주십니다.

“우리 위한 주님 사랑 굳건하여라.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여라.“(시편117,2ㄱㄴ). 아멘.